초반부터 ‘펑펑’… 리그 장타율 급등세, 2018년 ‘장타 풍년’ 재현되나

초반부터 ‘펑펑’… 리그 장타율 급등세, 

2018년 ‘장타 풍년’ 재현되나


그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LG의 경기에서 
LG 라모스가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연합뉴스.


시즌 초반 연승 기세의 롯데와 디펜딩 챔피언 두산이

 맞붙은 12일 부산 사직구장 경기. 

두산이 11-6으로 승리한 이 경기는 난타전이 펼쳐져 

안타가 무려 35개가 나왔다. 특히 2루타가 8개, 홈런 3개 등 장타가 쏟아졌다. 

같은 날 NC와 KT의 창원경기에서는 2루타 2개와 홈런 5개가 터졌고,

 LG와 SK가 맞붙은 잠실경기에서도 2루타 4개와

 홈런 2개, 그리고 3루타도 하나 나왔다.

2020 프로야구가 초반부터 장타 풍년이다.

 37경기를 소화한 13일 현재 경기당 홈런 수는 2.22개로, 

대표적인 ‘타고 투저’ 시즌이었던 2018년(2.44개)에 바싹 근접하고 있다. 

대표적 ‘투고 타저’ 시즌이었던 2012년(1.56개)이나 

공인구 반발계수를 조정했던 지난해(1.41개)보다 60%나 증가한 수치다.

김재환(두산), 한동민(SK)은 7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치며 

괴력을 과시하고 있고, 3개를 친 선수도 7명이나 된다.

 2루타도 페르난데스(두산)와 양의지(NC) 로하스(KT) 김선빈(KIA) 등

 물 7명이 4개씩 기록하는 등 리그 전체에서 무려 137개(37경기)나 

쏟아졌고, 3루타도 박민우(NC)와 고종욱(SK) 서건창 이정후(이상 키움) 등 

발 빠른 선수를 중심으로 13개가 나왔다.

당연히 장타율이 치솟고 있다.

 올 시즌 장타율은 0.432로, 2018년(0.450)에 육박한다. 

2012년(0.364)이나 2019년(0.385)과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다.

리그 평균자책점도 4.91로 지난해(4.17)보다 훨씬 높아졌다. 

반면 올 시즌 경기당 사사구는 7.54개로 지난해(7.79)나 2012년(8.15)보다 줄었다.

1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T와 NC 경기에서
 NC 박석민이 좌월 솔로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오며
 대기 타석에 있는 노진혁의 환영을 받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이처럼 장타율이 높아진 이유는 뭘까.

 먼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즌 일정이 중단됐다가 재개되면서 

투수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수 출신 손혁 키움 감독은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왜 장타를 많이 허용하는지) 밤새 생각해보니 투수들이

 (시즌 개막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렸는데 

중간에 일정이 중단된 뒤 다시 시즌에 들어갔기 때문인 듯하다”고 말했다.

공인구에도 의심의 눈길이 쏠린다.

 KBO는 지난 시즌 반발계수 조정으로 홈런이 크게 줄면서

 야구가 재미없어졌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KBO는 지난해 공인구 반발계수를 기존 0.4134~0.4374에서 

일본프로야구와 같은 수치(0.4034~0.4234)로 줄였다.

 하지만 KBO는 “올 시즌 공인구는 지난해 조정된 

반발계수 범위 안에 있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뻗는다”는 의견이 나온다. 

12일 홈런을 친 나지완(KIA)은 “(타격 후) 반신반의했는데 

진짜 넘어갔다”고 말했다. 시즌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타고 투저’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한 전력분석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타구 비거리가 

늘어나긴 했지만 적어도 20경기는 분석해봐야 한다.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판단을 유보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